저는 '꼴등' 학생이었습니다^^

72시간캠프 0 3,613

지금 쓰는 글은 월요일 오전에 72시간 공부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더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하던중에 떠오른 옛 기억이 있어서 씁니다. 지금의 저는 나름 의미있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10대 시절 저는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던 내성적 성격에 성적은 꼴등인 청소년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공부를 참 못했습니다. 뭐 환경이 그랬다고 할수도 있지만 여튼 공부를 정말 못했었습니다. 제가 10대 시절을 보낸 곳은 서초동이었는데요. 그 때는 서초동에 비닐하우스가 많았던 시절입니다. 마침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서초동에 원래 있는 상문고등학교가 있었고 그 옆으로 서울고등학교가 들어섰습니다. 그러다 몇년 후에 서초고등학교가 세워졌더랬지요.

 

당시에는 고등학교 입시 시험인 연합고사라는 것이 있어서 200점 만점에 140점 즉 평균 70점을 넘겨야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도 공부를 정말 못했었는데(평균 45점) 어떤 계기로 고등학교 입시시험인 연합고사를 22일 앞두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부란 것을 22일동안 미친듯이 해서 고등학교 입시시험인 연합고사에서 140점을 받고 커트라인에 걸려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보니 제가 저희반에서 꼴등이더라구요. 마침 강남 8학군 시대가 활짝 열려 있었고 정말 똑똑한 학생들이 서초고, 서울고, 상문고 등으로 배치가 되었었는데 저도 그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거든요. 첫 반배치 시험을 쳤는데 53명중에 무려 53등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국어는 그럭저럭 수업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수학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분수부터 제대로 되지 않았던터라 수학시간에는 그냥 멀뚱 멀뚱 앉아 있거나 잠을 잤더랬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1학년 2학기 어느 수학수업 시간이었는데 그날도 저는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수학시간에는 그냥 넘어가던 수학쌤이 그날따라 기분이 안좋으셨는지 자고 있던 여러명의 학생들중에 저한테 오더니 출석부 모서리로 제 머리를 때렸습니다. 자다가 얼마나 아팠는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지요. 일어나서 수학쌤을 쳐다보니까 수학쌤이 학생놈이 공부는 안하고 잠만 잔다고 막 혼내는겁니다.

 

자다가 맞아서 기분이 상하기도 했고 머리가 아프기도 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울컥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수학쌤에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 선생님 저 사칙연산까지만 가능하고 분수부터 잘 안됩니다. 저 수학 좀 가르쳐주세요. 가르쳐주신다면 앞으로 수학시간에 절대로 잠을 안자겠습니다" 라구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데요. 제가 그 말을 하니까 수학쌤이 3~4초 정도 아무말도 안하고 제 얼굴을 보고 있더니 제게 한마디 하더라구요.


" 그냥 자라 "

 

생각해보면 그 날이 제게는 기회였을수도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도 싶습니다. 여튼 현실은 그날 이후로 저는 시험 기간에도 수학공부를 해 본적이 없습니다.

 

살아오면서 가끔씩 떠오르는 것이 그날 수학쌤께서 ' 너 수업 마치고 교무실로 오너라. 한번 이야기 해보자' 라고만 해 주셨었다면 혹시나 수포자가 아닌 삶을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곤 합니다.

 

저는 72시간 공부캠프를 처음 기획하고 만들때부터 공부잘하는 학생들이 주력인 캠프가 아니라 '공부를 잘하고 싶으나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고 얼마나 해야하는지를 모르는 학생' 들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72시간 공부캠프를 기획했고 발전시켜왔습니다. 저처럼 공부 못하는 학생이 72시간 공부캠프에 참여하면 길이 보이고 공부 해 보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도록 만들어 주는것 그것이 저희 72시간 공부캠프의 사명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나 학생들 모두가 아시는바와 같이 사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가르치는 것이 쉽습니다. 그 친구들은 방향을 알려줄 때도 꼭 필요한 것만 짚어주면 본인이 알아서 진도를 나가거든요. (사실 갈수록 72시간 공부캠프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오는것은 단체 수업을 받으면 본인에게 꼭 필요한 1%를 잡아내기 어려운데 저희 72시간캠프에 오면 족집게처럼 부족한 1%를 찾아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공부를 못했던 학생이나 중위권 성적대의 학생들인 3~5등급 학생들은 짚어줘야 할 것들이 매일 매일 다르고 실력이 늘어갈수록 달라 집니다. 그래서 세밀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안되는 친구들이 중위권, 중하위권, 하위권 학생들입니다. 이렇게 세밀하게 체크하려면 멘토쌤들 실력이 우선되어야 하고 멘토쌤들 숫자가 많아야 합니다. 거기에 세밀한 관리 커리큘럼이 있어야만 가능하지요.

 

저는 고1학년 2학기 저처럼 학생이 선생에게 무언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래 우리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 라는 태도를 기본적으로 갖춘 공부캠프를 꿈꾸고 그것을 향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72시간 공부캠프 19기부터는 1)학생들과 매일 1대1 심층상담 진행 2) 하루 3회 공부플래너 점검 3) 시간대별 질문횟수 확인 4) 시간대별 공부 이해도 파악 5) 내성적인 학생들을 위한 멘토쌤과 멘티 1대1 식사 를 진행합니다.

 

질문을 할 수 있는 것도 훈련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특히 공부를 못하면 질문은 더 어렵습니다. 질문을 하러 교무실로 가도 안됩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질문 자체를 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은 앉아서 '살짝 손만 들면 멘토쌤이 바로 달려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질문하나라도 학생 입장에서 고민하고 대처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에게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드릴 말씀은...

공부 잘하셨던 부모님들은 잘 모르실겁니다. 저처럼 공부 못하는 학생도 명문대학교 입학하고 싶습니다. 저희들도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성적으로 칭찬듣고 싶습니다. 저희들도 공부 잘하고 싶습니다. 저희들도 공부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고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그리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잘 모릅니다. 결정적으로 저희들은 공부는 잘하고 싶은데 놀고도 싶습니다.

 

저는 공부를 못했던 학생이라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어떤 마음인지 정말 잘 압니다. 그 지점에서 고민하고 시작되어 여기까지 온 곳이 저희 72시간 공부캠프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말씀 드리는데요.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정말 '정성스럽게 더 정성스럽게' 다가갈거구요. 지도할것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보물로 여기고 대할것입니다.

 

그래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라고 말하면서 캠프 기간내내 함께 할 것입니다. 늘 믿어주신 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행복하셔요. ^^

 

PS- 이번 19기는 5월중에 정원 마감이 될 것입니다. 지난 17기부터 캠프 정원마감이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더 빨라 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들의 진심을 알아봐 주셔서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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